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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전에 더 늦기 전에 책줄거리 및 나의 생각

by 드림타워 2024. 3. 7.

저자소개: 김 여환

대구 의료원 평온관에서 암환자의 고통을 함께하는 호스피스, 완화의료 센터장이자 가정의학과 전문의, 의과대학에 다니던 중 결혼을 하면서 공부를 중단했던 그녀는 졸업 후 13년, 서른아홉 살이라는 늦은 나이에 다시 공부를 시작했고 가정의학과 수련 과정 중 암성통증(암 환자가 겪는 통증)으로 고통스럽게 삶을 마감하는 환자를 보며 호스피스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후 국립암센터에서 호스피스 고위 과정을 수료, 2008년부터 지금까지 대구의료원 평온관에서 호스피스 의사로 일하고 있다. 의학박사나 가정의학과 전문의 등의 의학 지식보다 13년 동안 전업주부로 살아온 시간이 호스피스 활동에 더 도움이 된다는 그녀는 죽음 앞에서도 환한 웃음을 짓는 호스피스 환자들의 모습을 담아 사진 전시회를 여는가 하면, 항암 요리를 만들어 환자의 가족들에게 선사하기도 하는 등 무채색의 호스피스 병동을 '컬러풀 호스피스' 병동으로 바꾸어가고 있다. 5년 동안 800여 명의 환자에게 임종 선언을 해오면서도 여전히 죽음에 담담해질 수 없다고 말하는 그녀는, 그러나 불편하더라도 삶을 완성하는 마지막 순간을 잃지 않기 위해,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을 제대로 살아내기 위해 '죽음'을 공부해야 한다고 한다. 2009년 국가암관리사업평가대회 호스피스부문 보건복지부장관상을, 2011년 국립암센터 호스피스 사연 공모전 우수상을 받았다. <매일신문>에서 호스피스와 항암식품을 주제로 칼럼을 연재 중이며 저서로 <행복을 요리하는 의사>가 있다. KBS아침마당에 출연, 환자의 가족들에게 동화책으로 죽음의 의미를 전한다는 그녀의 이야기가 시청자들을 울리기도 했다. 

책줄거리 

"오늘도 나는 임종실에서 하루를 연다. 하지만 그들과의 이별을 통해 내가 배운 것은 죽음이 아니라 삶이다"

저자는 호스피스 병동에서 암환자들을 보며 그들의 임종과정과 삶의 또다른 세계를 통해 마지막 순간에 찾아오는 죽음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이고 그들이 어떤 마음에 있는지 독자들에게 알리기 위해 이 책을 썼다. 죽음을 배우면 죽음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삶이 달라진다. 자신의 마지막을 정면으로 응시하면 둘쭉날쭉하던 삶에 일관성이 생기고 시련을 극복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긴다. 이곳에서 나는 사람들이 어떻게 마지막을 즐기는지 알게 되었다. 축제의 막바지에 하이라이트가 있는 것처럼 나는 호스피스 병동에 인생의 하이라이트가 있다고 믿는다. 실연의 아픔을 겪은 적이 있을 것이다. 한마디 말도 없이 떠나버린 야속한 연인처럼, 죽음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다. 삶으로부터의 완벽한 실연이다. 대학생이 된 아들에게 죽음 교육을 시키려고 호스피스 이야기를 꺼내면 아들은 이렇게 말한다. "엄마, 스물두 살인 내가 내일 죽을 확률은 살 확률보다 낮아" 자신만만하게 내일을 확신하는 아들 녀석처럼 우리도 믿었다. 내일도 오늘처럼 생이 약속되어 있다고. 그런데 삶이 이제 떠난단다. 오늘을 살아가는 데 급급하며 죽 쑤는 인생을 살았던 나는 호스피스 병동에서 죽음과 죽어감을 지켜보며, 갖지 못한 것을 가지려고 고군분투하던 삶에서 벗어났다. 우리는 떠날 사람과 함께 죽음의 문턱에 서서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누고 응어리진 일에 관해 화해하며 서로의 슬픔을 애도하고 위로할 것이다. 그것이 진짜 해피엔딩이다. 자신이 여행한 너무나도 짧은 생을 생명의 건전지가 다하는 날까지 생을 살아가야 한다. 저자는 시간이 갈수록 환자의 병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그의 인생에 관해 더 많이 알아야 한다는 걸 깨닫는다. 화가 치밀어 오를 때 누군가를 붙잡고 하소연하는 것이 우울증 약을 처방받는 것보다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죽음은 혼자 가는 길이면서 혼자 가는 길이 아니다. 이 낯설고 외로운 길 어딘가에서 내가 당신을 지켜보고 있음을 깨우쳐 주는 것이다. 그것이 사랑이다. 함께하면 무섭지도 외롭지도 않다. 우리는 죽음과 싸워서 이길 수 없다. 죽음과의 싸움을 통해 우리가 깨닫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이 내가 패배하리라는 절망스러운 예감뿐이다. 싸우는 동안 우리는 지치고 상처투성이가 되겠지만, 싸움을 멈추면 삶이 보인다. 그때 비로소 우리는 최선을 다해 하루하루를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오늘을 즐기는 사람은 마지막이 다가왔을 때 얼마 남지 않은 삶도 즐길 수 있다. 이 순간에 감사하는 것, 그것이 진짜 행복이다. 이 책은 삶을 포기하고 죽음을 마냥 기다리는 사람의 삶과 삶을 완성하면서 죽음을 준비하는 사람의 삶이 너무나 다르다는 것을 일깨워 준다. 

나의 생각

호스피스에 대해 관심이 생겼다. 많은 이들의 죽음에 대해 간접적인 경험을 하면서 나또한 죽음을 어떻게 맞이해야 할지 고민이 들기 시작했다. '죽음'이라는 단어가 주는 무게감이 느껴진다. 암울하고 어둡고 차가운 존재라는 것이다. 평상시에 생각하지도 않고, 내게는 먼 훗날의 일이라고 애써 들춰내려고 하지 않았다. 그러나 요즘 내게도 몸에 변화가 오고 있다. 위가 쓰리고, 머리가 자주 아프고, 무릎이 아프고, 팔도 아프다. 그동안 내 몸을  혹사했으니 당연한 결과 인지도 모른다. 나는 사실 건강관리를 하며 살지 않았다. 오로지 경제적인 자유와 성공하고 싶다는 욕망에 내 몸을 혹사시키면서 살아가는 사람이었다. 아프기 전에는 죽음이라는 무거운 단어를 떠올리기도 싫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많은 아픔과 함께 눈물이 마구 흘렀다. 죽음 앞에서 경이로울 정도로 침착한 분도 있었고, 받아들일 수 없다는 듯이 발광하는 분도 있었다. 결국 어떤 이들이라도 죽음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것도 알았다. 호스피스는 그저 단순히 죽음을 맞이하는 이들이 가는 곳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그곳에서의 삶도 인생의 삶이었고 마지막을 준비하며 떠나는 이들의 삶이 있었다. 도저히 이겨낼 수 없을 것 같은 절망에 맞닥뜨렸을 때, 아무리 애를 써도 누군가를 용서할 수 없을 때, 그래서 오늘이 마지막이었으면 하는 극단적인 바람이 들  때 나는 호스피스 병동을 찾아갈 것이다. 죽음은 그 모든 문제들에 정답을 가지고 있다. 좋은 환자, 힘든 환자, 어려운 환자, 괴로운 환자들 모두가 내게 답을 줄 것 같다. 정말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책이고, 눈물을 많이 흘린 책이다.